고양이세계1 고양이 세계 그 고양이는 비가 주적주적 내려 흠뻑 젖은 화단에서 만났어요. 비에 쫄딱 맞은 검정색에 흰색 줄무늬를 가진 고양이는 비 따위 전혀 아량곳 하지 않는다는 듯 유유히 이곳저곳을 누비고 있었고요. 한참을 그렇게 있다 자신을 뚫어지게 쳐다보던 저를 발견했던 거예요. 구멍이 송송 뚫린 초록 펜스를 중간에 둔 터라 딱히 위협을 느끼지는 않았던 거 같아요. 그 정도로 이 고양이는 이곳에, 이 환경에 익숙했던 거예요. 마치 이곳이 자신의 작은 국가라도 되는 거처럼요. 그때, 뭘 꼬라봐. 닝겐. 순간 잘못 들은 줄 알았어요. 입을 오물오물 되는 거 같긴 했는데 그 속에서 한국말이 튀어나올 줄은 생각도 못했으니까요. 뭐지? 하고 조금 더 세밀하게 그 입모양을 바라봤어요. 뭘 꼬라보냐고. 닝겐. 화들짝 놀라 주변을 두리번거.. 2024. 1. 20. 이전 1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