빨간날1 빨간 달력 빨간 달력 Calendar full of holidays 사장님,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. 뭔가? 사장은 호탕한 목소리로 말했다. 떡락했던 주식이 올랐을 때나 볼 수 있는 표정이다. 기분이 좋을 수밖에 없다. 연말이고, 연말에는 달력이 소위 달력 돋친 듯 팔리기 때문이다. 아무리 디지털 시대라도, 조류 독감이랑 비슷한 어감의 인공지능 어쩌고 저쩌고 해도 사람들은 종이로 된 달력을 구매했던 것이다. 탁상 위에 고이 올려둔 달력의 힘은 여전히 건재했다. 그는 이 건실한 일을 이 자리에서 자그마치 26년 동안 해왔던 것이다. 디지털? 엿 먹으라고 하지! 반면, 들뜬 사장과 달리 직원은 어쩔 줄 몰라하고 있었다. 그가 쭈뼛대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. 제가 큰 실수를 하나 했습니다... 어떤 실수? 지금 이 기분이.. 2023. 12. 21. 이전 1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