노견1 복실이는 참 복도 없지 사생결단: 죽고 사는 것을 상관하지 않고 끝장을 내려고 함. 사(死) 신은 죽었다. 니체가 개소리를 선언하고 백 년이 지난 어느 병동에서 나는 그 빌어먹을 문장이 도대체 뭘 의미하는지 뼈저리게 알게 됐다. 이유 모를 원인으로 고꾸라진 여자의 차가운 가슴을 두 시간 동안 압박하면서 내가 찾아댄 건 신 대신 자동재새동기였으니까. 그리고, 50분 만에 도착한 보호자가 핏대를 치켜세우고 원망을 배설한 대상 역시도 와이프를 죽음으로 이끈 신이 아닌 땀에 범벅 댄 의료진이었으니까. 차갑게 식어버린 한 구의 시체를 영안실로 옮기면서 나는 미세하게 울려 퍼지는 음악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. 무슨 소리지?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의문의 사운드는 담배연기치럼 미세하게 피어오를 뿐이었다. 아수라장이었던 아까와 달리 적막한 복도.. 2024. 3. 31. 이전 1 다음