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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2

침대의 과학 침대의 과학 Science of bed 식욕. 성욕. 수면욕. 대표적인 인간의 본성에서 남자는 두 가지를 간과하고 있었다. 혼자 있고 싶은 욕구. 동시에, 같이 있고 싶은 욕구까지도. 두 가지 중 어떤 게 먼저였는지는 아무도 모른다. 인간은 이기적이라 그 순서 따위 개나 줘버렸던 것이다. 보편적으로는. 하지만, 남자에게는 전자가 먼저인 거처럼 보였다. 인터뷰에서 그가 그렇게 말했으니까. 그는 늘 혼자 있고 싶었다. 혼자 영화를 보고, 혼자 요가를 하고, 혼자 커피를 마시는 게 좋았다. 그의 유일한 취미는 휴일에 몇 시간이고 멍하니 밖을 바라보는 일. 그렇게 몇 달을 그러고 있다 보면 자연스럽게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고 싶어 지고(그게 성욕인지 수면욕인지는 잘 모르겠지만) 그러면 둘이 되고 싶은 것이다. .. 2023. 12. 20.
한쪽 귀가 들리지 않던 남자의 후회 한쪽 귀가 들리지 않던 남자의 후회 The regret of a man who was deaf in one ear 남자의 한쪽 귀가 들리지 않기 시작한 건 불과 일주일 전이었어요. 어느 평일처럼 잠에서 깨어 커튼 사이로 드리워진 햇빛을 감상하며 새의 지저김을 듣다 문득, 오른쪽 귀가 작게 들려옴을 확인했습니다. 뭔가 웅웅하고 귀에서 울리는 거 같았어요. 이를 확인하려는 듯 남자가 오른쪽 귀를 막고 손가락을 튕겨보았어요. 탁. 탁. 왼쪽은 평소처럼 똑같은 파장과 울림으로 다가왔어요. 이번에는 반대쪽 귀를 막고 탁. 탁. 남자는 한쪽 귀를 막은 채 고개를 갸우뚱거렸어요. 확실히 그 소리가 3분의 1로 줄어들어 있었거든요. 타노스가 전 세계 인구의 반을 없애기 위해 비장하게 손가락을 튕겼는데 아무 변화도 일어.. 2023. 12. 20.